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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출판계 性 넘친다
등록일 2004-03-07 작성자 penilee 조회수 6438
(::관련책 범람… 내용도 가지가지::) 그동안의 억압과 터부를 벗고, 몸의 주체를 찾아 나서는 것인가. 쾌락을 향한 욕망의 무한 질주에 편승하는 것인가. 바야흐로 성이 넘치는 시대. 범람하는 성은 이제 포르 노성 인터넷 사이트나 아침마다 쏟아지는 스팸메일에 그치지 않 는다. 문학 작품에 나타나는 성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근엄함을 유지해 왔던 일반 출판에서도 성은 최근 가장 인기있는 주제 중의 하나 다. 인터넷 서점 검색어에서 ‘성’ 혹은 ‘섹스’라는 단어를 치면 수백권의 책이 떠 오른다. 마치 인터넷 검색 엔진에서 같은 단어를 치면 수천개의 사이트가 떠 오르듯.
지난 연말 이후 문화부 북리뷰에 배달된 성 관련 책만도 10권이 넘는다. ‘여자, 섹스를 말하다’란 부제가 붙은 ‘즐거운 딸들 ’(이연희 지은숙 지음, 영언문화사)에서 ‘아프니까 사랑하지 말까’(이규환, 미토), ‘자살보다 SEX’(무라카미 류 지음, 한 성례 옮김, 이룸), ‘섹시 심리학’(야마토 마야 지음, 정은경 옮김, 황매)에 이르기까지 성관련 책은 거의 매일 출간된다.
‘채연이의 일기’(김영란 지음, 북이즈)처럼 청소년의 성 이야 기를 담은 만화가 있는가하면 서울대 출판부에서 펴낸 ‘성교육 이론과 실제’(이시백 외 지음)같은 책도 있다. 저자도 천차만별 이다. 성 상담 전문가, 비뇨기과·산부인과·신경정신과 의사에 서 작가, 문화비평가, 여성을 위한 성인 사이트 운영자, 시인, 변호사, 신학교수 등등.
저자가 다양한 만큼 책의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남녀의 신체 특 징과 ‘좋은 건강, 좋은 섹스’에서 보다 나은 섹스 테크닉으로 성을 최대한 즐기는 것에 이르기까지. 이중 가장 흔한 것은 성 의학 지식을 전하는 이른바 성교육서다.
청소년 성교육서를 표방하는 대부분의 책과 이화여대 의대를 졸 업한 3명의 여성 전공의가 번역한 ‘성의학 사전’(스티븐 벡텔 ·로렌스 로이 스테인스 지음, 이채)이 대표적이다. 도발적인 성 이 넘치는 시대, 성으로 인해 부닥칠 수도 있는 몸과 마음의 위 기와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성을 바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 다.
이들 책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성을 바라보는 시선의 솔직함, 혹 은 자연스러움이다. 아무리 쉬쉬하고 감춰도 성은 결코 은닉되거 나 은폐될 수 없는 현재 진행형 문제이니만큼 이제는 양지로 끌 어내 똑바로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이들 책은 비단 육체적인 성 의학뿐 아니라 정신과 관련한 문제도 함께 다룬다.
이 책들과 일부 내용이 겹치면서 차별성을 가지는 것은 쾌락을 위한 섹스, 이른바 섹스 즐기기 책이다. 여기서도 성 테크닉 못 지않게 강조하는 것은 성과 관련된 기존의 이데올로기적인 억압, 혹은 성에 대한 터부를 벗자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즐거운 딸들’이다. 이 책에 따르면 남녀가 성 을 바로 즐기기 위해서는 특히 여성의 해방이 전제돼야 하고, 섹 스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을 넘어서야 한다. 좋은 섹스의 관건은 남녀간의 권력관계가 달라지고,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가해지는 성적 억압을 타파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책은 주장한다. 성과 관련된 모든 문제는 “여자가 자기 몸과 섹 스에 대해 알지 못하고, 알아도 입을 다물고 있어서” 혹은 “남 자들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여기서 섹스와 관련된 이야기가 몸의 주체 찾기로 이어 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비해 무라카미 류의 ‘자살보다 SEX’는 감각적이고 세련되 게 성 담론을 펼친다. 저자의 성 담론은 섹스 즐기기를 넘어 더 러 평화를 위한 대안으로까지 이어진다. “멋진 섹스를 즐기고 사정을 하고 난 다음에 여자의 머리칼을 어루만지면서 전쟁을 하 리라 마음먹는 남자도 있을까. 말하자면 섹스에 재능없는 무리들 이 전쟁을 하고 싶어 안달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20대에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던 무라카미 류가 60편의 이 글묶음에서 섹스와 연애를 빌 려 말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는 듯하다. 전통적인 공동체 사회의 가치관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도 섹스 이야기 를 빌려 아직도 일상 곳곳에 배어있는 전통의 벽넘기를 하고 있 는 것은 아닌지.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