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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박사 칼럼

제목 부적절한 성행위후 소변검사를
등록일 2005-10-04 작성자 김경희 조회수 7186
32세 가정주부 L씨는 한 달 전에 심한 질염으로 병원에서 열흘정도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서는 단순한 잡균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의사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고 남편에게 성병이 옮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계속 들었단다. 남편은 업무상 술 접대가 많은 편인데 절대 2차는 가지 않는다고 다짐을 하지만 최근 늦게 귀가하는 횟수가 부쩍 늘고 어쩌다 잠자리를 하려고 하면 오럴섹스를 더 많이 원하거나 전에는 하지 않던 체위를 요구하여 남편이 수상하기만 하다. 남편 얼굴도 보기 싫고 섹스도 더럽다는 생각이 든단다.
L씨의 경우 성병의 가능성이 상당히 있지만, 성병과는 무관하게 성행위 도중 회음부 주위의 균이 질이나 요도를 통해 감염될 수도 있으니 치료가 잘 되었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럴섹스나 체위변화도 자연스러운 성적기호의 변화로 봐도 될 문제이나 남편의 외도가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탐탁지 않을 수밖에 없다. 남편과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로 앙금을 털어내어 신뢰감을 회복하여야 부부성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비뇨기과 진료를 하면서 많은 남성들의 외도와 성병감염을 본다. 성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안전한 한사람과 성관계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행되는 부적절한 관계 후 증상이 있다면 당연히 비뇨기과를 찾아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성실히 치료를 하여야 한다. 부적절한 관계직후에 배우자와 관계 시에는 백번 몸을 사려 조심해도 과하지 않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소변과 분비물을 통한 검사를 받으시길 바란다. 우리나라 유흥업소 접객여성들의 20%가 임질, 60%가 클라미디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많이 의심되는 상대라면 혈액검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성병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콘돔도 너무 맹신하지 마시기 바란다. 현재 가장 유효한 성병예방의 수단으로 임질이나 에이즈의 예방에는 탁월하지만, 비임균성 요도염의 일부, 곤지름이나 헤르페스, 사면발이와 같은 성전파성 질환은 100% 예방이 안 된다. 콘돔의 사용법도 잘 숙지하셔야 하겠다. 배우자의 외도만으로도 충격적인데 성병까지 걸려 치료를 받고 나면 여성의 경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굉장한 성적 혐오감을 갖게 된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겪은 후 상대에 대한 분노가 없어지지 않거나 성기능 장애로 이어지는 수가 있다. 예방 할 것인가, 아니면 조장 할 것인가의 문제다. 물론 외도하는 여성들에게도 같은 말씀을 드리고 싶다.